연상호가 다시 만든 좀비의 공포
연상호(48) 감독의 영화 '군체'는 '부산행' 이후 다시 꺼낸 실사 좀비영화다. 그는 '군체'를 재난영화가 아니라 집단성과 개별성의 충돌을 담은 이야기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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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48) 감독이 '군체'로 좀비영화에 다시 돌아왔다. 그는 2016년 실사영화 데뷔작 '부산행'으로 1157만명을 모았고, '군체'는 지난 21일 개봉 뒤 일주일 간 237만명을 불러 모았다. 원문은 이 흐름이라면 300만명을 넘어 400만 관객 고지에 닿을 거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전지현은 '군체' 주연을 맡으며 연 감독을 '좀버지'라고 불렀다. 지난 26일 인터뷰에서 연 감독은 '군체'가 '부산행'과 전혀 다른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행'은 재난 속에서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이야기죠. 어떻게 보면 좀비를 소재로한 전형적인 재난영화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군체'를 재난영화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좀비로 형상화한 우리 사회 공포에 관한 우화에 가까우니까요. 굳이 제 전작과 연결시켜야 한다면 '지옥' 시리즈를 얘기하고 싶어요. '군체'는 '지옥'의 액션판이랄까요.」라고 했다.
연 감독이 '지옥' 이후 계속 붙잡고 있었다고 밝힌 주제는 집단성이었다. 그는 AI로 상징되는 집단지식이나 보편적 사고가 인간의 개별성을 사회 바깥으로 밀어낸다는 생각을 영화로 만들고자 했다. 이 관심사에 대해 그는 「당대성을 담으려고 한 거죠.」라고 말했다.
'군체'는 한 빌딩 안에서 감염 사태가 벌어지는 이야기다. 생명공학자 '권세정'(전지현)은 감염자들의 집단행동패턴을 추측·분석하며 탈출을 시도하고, 재난을 일으킨 '서영철'(구교환)을 마주한다. 연 감독은 「무력해지고 있는 개별성에 관한 얘기를 '지옥'에서는 다소 철학적인 대화로 풀어냈다면 '군체'는 아주 직관적으로, 액션으로 풀어낸 겁니다. 좀비라는 소재는, 조지 로메로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을 만들었을 때부터 사회의 잠재적 공포의 메타포였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같은 좀비물이라고 해도 좀비 안에 어떤 공포를 심어넣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되는 거죠. 이런 확장성 덕분에 좀비물이 계속 사랑 받을 수 있는 거고요.」라고 설명했다.
영화 안에서 서영철은 감염자들과 뇌를 공유하는 집단성의 화신으로 그려지고, 권세정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생존자들과 대화하며 선택을 찾아간다. 건물 밖에서는 '공설희'(신현빈)가 시스템의 결정에 반기를 들며 감염 확산을 막으려 한다. 연 감독은 권세정과 공설희를 일종의 돌연변이로 봤다.
그는 「군집 형태 생물에 관해 공부하다보니 이들의 취약점을 알게 됐어요. 집단에 약점이 하나 발견되면 다같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이들은 항상 변이체, 그러니까 돌연변이를 만들어낸다고 하더라고요. 이때 이 소수가 너무 중요한 거죠. 집단지성 혹은 보편적 사고의 오류를 바로잡아 주니까요.」라고 말했다. 이어 '군체'를 외톨이 찬가라고 규정하며 「외톨이라도 괜찮다, 이거죠.」라고 했다. 권세정은 실력이 있지만 집단에 쉽게 섞이지 못하고, 불합리와 부정의를 넘기지 못해 학계에서 비주류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연 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도 언급했다. 그는 「'기동전사 건담'이나 '에반게리온'을 보면 영웅적인 캐릭터가 영웅이 아닙니다. 민폐 외톨이 캐릭터가 영웅이 되죠.(웃음) '군체'엔 그런 캐릭터의 영향이 있어요. 이 작품에 제 덕력을 쏟아부었달까요. 저도 덕력이 꽤 되거든요.(웃음) 50살이 되기 전에 오타쿠적인 관점으로 풀어내는 작품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아마 덕후들은 '군체'에 있는 오타쿠적 요소들을 충분히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차기작으로는 각본가로 참여한 일본 넷플릭스 시리즈 '가스인간'이 있다. 그는 이 작품을 「집단 이익 추구 과정에서 희생된 개인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 「원작은 혼다 이시로 감독이 1960년에 내놓은 특촬물 '가스인간 제1호'입니다. 제가 쓴 각본과 이야기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요. 이번 작품엔 최근 제 관심사가 녹아들어가 있습니다.」라고 했다. '부산행', '군체', 애니메이션 영화 '서울역'(2016)까지 좀비물만 3차례 만든 그는 소설 '닥터 아포칼립스'에 대해 「좀비」, 「좀비가 나오는 메디컬 드라마랄까요.」라고 답했고, 영화화 계획을 묻자 「당연하다」고 말했다.
'부산행'은 재난 속에서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이야기죠. 어떻게 보면 좀비를 소재로한 전형적인 재난영화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군체'를 재난영화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좀비로 형상화한 우리 사회 공포에 관한 우화에 가까우니까요. 굳이 제 전작과 연결시켜야 한다면 '지옥' 시리즈를 얘기하고 싶어요. '군체'는 '지옥'의 액션판이랄까요.
무력해지고 있는 개별성에 관한 얘기를 '지옥'에서는 다소 철학적인 대화로 풀어냈다면 '군체'는 아주 직관적으로, 액션으로 풀어낸 겁니다. 좀비라는 소재는, 조지 로메로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을 만들었을 때부터 사회의 잠재적 공포의 메타포였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같은 좀비물이라고 해도 좀비 안에 어떤 공포를 심어넣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되는 거죠. 이런 확장성 덕분에 좀비물이 계속 사랑 받을 수 있는 거고요.
원작은 혼다 이시로 감독이 1960년에 내놓은 특촬물 '가스인간 제1호'입니다. 제가 쓴 각본과 이야기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요. 이번 작품엔 최근 제 관심사가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